있는 곳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했건만...

2024. 3. 28. 18:07교육 정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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있는 곳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보려 했건만...

학기가 시작되고 막상 한달여 보내보니

그 즐거움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. 

학기 시작과 함께 일주일 간격으로 도교육청으로 쏘아올린 민원에

학교는 꼼짝없이 답변서를 준비해야하고. 

그나마 다행인 건 두 건으로 현재 조용하다는 것. 

그런 민원을 대응하는 과정을 볼 때면

이 집단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이 아닐까?라는 생각이 든다. 

 

학생들이 너무너무 예뻐보이던 시절은 이제 지났고

그렇다고 내가 가르치는 것이 너무너무 즐거웠던것은 처음부터 아니었고

이젠 즐거움으로 직장에 다닐 나이는 아니겠지만

그래도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곳에 있는 것이

불편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데, 

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. 

 

라디오를 들으며 출근하는데, 조용한 퇴사(Quiet quitting)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

이건 내 이야기구나 했다. 

최소한의 일만하고 거의 퇴사자와 같은 마음으로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이 50%를 넘는다는 말에

학교가 떠올랐고, 그래서 학교는 어쩌면 더 희망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하게 되었다. 

진짜 열정적인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

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한 퇴사 상태로 있을테니까. 

그건 비단 학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공무원 집단의 특징 아닐런지. 

그래서 MZ 들이 다 퇴직하고 나가나보다. 

 

그런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의원면직에 대해 검색해본다. 

생각보다 의원면직한 전 교사들의 블로그 글들이 많다. 

다들 학교 생활에 힘들었고 건강을 잃었고 뭐하는 건가 싶고 

그러다가 의원면직하고 새로운 일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. 

뭐 이런 글들. 

 

나는 언제쯤 그런 경험담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

한가지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의원면직을 하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는 거다. 

이런 상태로 이런 곳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는 없다는 확신이 들기에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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